My life/쟈니 WEEK

아이는.고유의.영혼으로 태어난다

말랑까칠 2019. 11. 19. 22:26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많은 것을 깨닫는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말을 새삼 깨닫는다.

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이 있었다.
내 스스로 나는 만들어진 아이. 나는 사교육이 만든 아이. 나는 부모의 바램대로 큰 아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그걸 또 그렇게 극복하고 벗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다. 나는 어렸을 적 엄마의 바램대로 모범생. 부모의 바램대로 큰 아이라는 것에 대해서 일탈을 하지 않고 내 줏대 없이 산 사람. 자아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에 스스로 컴플랙스를 만들었었다. 그래서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은 대개 줏대있는 사람. 누가 뭐래도 자신만의 소신이 있는 사람. 세상 거친맛을 알고 자아를 깨우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이에게는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다. 그래서 아이의 캔버스에 내가 긋는 선하나. 물감하나가 아이를 나중에 망치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휩싸여 아이 보기가 버거웠다. 그래서 남편에게 육아를 미루고 교육은 친정엄마에게 미뤘다. 그런데 오늘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근데 너가 실패했어? 부모님이 너를 잘못키운거야?"

순간 뎅 하고 얻어 맞았다. 나는 나의 스스로 부정적인 면에만 빠져있었다. 나 그래도 꽤 괜찮은 인간으로 자랐는데. 이정도면 부모님이 참 잘 키워주신건데...

그리고 아이를 생각 해 보았다.
이 아이는 나를 닮았나. 남편을 닮았나.
둘을 반반씩 섞어놓은 아이가 아니다.
키워보면 안다. 그냥 아이는 나와 남편에게서 나왔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나도 남편도 그렇게 꽃과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아이는 그냥 고유한 영혼이다.
또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내가 아이를 캔버스라고 하얀색 도화지라고 생각했던것도 참 주제 넘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아이도 아이 손에 붓을 쥐고 태어난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아이의 몫이다. 내가 아무리 원하는 그림을 그리려고 한들 그것이 먹힐까. 사실은 나와 아이 그리고 남편이 모여서 우리 가족이라는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닐까. 부모는 아이의 멋진.그림을 맨처음부터 가장 세밀하게 볼수 있는 행운을 쥐었을 뿐이다.

줏대있는 아이가 태어나니 엄마가 많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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